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의 선구자로서 지속적인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습니다. 신차를 구매한 후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차량이 진화한다는 '달리는 스마트폰' 개념을 대중화시킨 주역이 바로 테슬라입니다. 그러나 최근 테슬라 커뮤니티와 오랜 오너들 사이에서는 불편한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바로 과거 테슬라의 플래그십 라인업을 담당했던 구형 모델S와 모델X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점차 소홀해지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모델은 주요 업데이트 대상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초기 테슬라의 성장을 이끈 모델S와 모델X는 브랜드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모델이었습니다. 고성능과 고급스러움을 무기로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개척했지만,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기술 발전 속도 속에서 이들 초기형 차량들은 하드웨어의 한계에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하드웨어의 버전 업그레이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성능 차이 등으로 인해 최신 기능을 온전히 구동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테슬라는 신차 판매와 최신 플랫폼인 하드웨어 4(HW4) 및 사이버트럭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적고 구조가 다른 구형 모델들에 대한 지원을 줄여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자동차의 두뇌 역할을 하는 컴퓨터 칩과 센서류는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합니다. 테슬라 역시 차량용 컴퓨터를 MCU(Microcontroller Unit) 1세대에서 2세대, 그리고 최근의 라이젠 기반 시스템까지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 왔습니다. 문제는 2010년대 중후반에 생산된 구형 모델S와 모델X의 경우 구형 인포테인먼트 하드웨어를 탑재하고 있어, 최신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UI)나 고부하를 요구하는 최신 기능을 원활하게 처리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테슬라가 모든 차량에 동일한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싶어도, 구형 하드웨어의 물리적 한계 때문에 버그가 발생하거나 시스템이 다운되는 등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업데이트 제공을 포기하거나 축소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구형 차량 소유주들은 테슬라가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옵션을 제공하긴 하지만, 비용이 지나치게 높고 서비스 예약과 대기 시간이 길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과거 구형 MCU에서 신형 MCU로 유상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차주들도 존재하지만, 이것이 최신 자율주행 컴퓨터(FSD 컴퓨터) 업그레이드까지 직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수천만 원을 주고 구매한 플래그십 차량이 몇 년 지나지 않아 소프트웨어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았던 초기 테슬라 오너들의 실망감은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테슬라는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차량을 판매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구독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패키지 판매로 수익을 창출하려 하지만, 하드웨어가 노후화된 차량에 지속적인 개발 리소스를 투입하는 것은 경제적이지 못하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신차 판매 대수를 늘리고 최신 플랫폼 중심으로 생태계를 재편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평생 최신 상태로 유지되는 자동차'라는 테슬라의 초기 마케팅 메시지와는 배치되는 면이 있어, 소비자의 신뢰를 갉아먹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전통 완성차 브랜드들은 단종된 모델이라도 일정 기간 동안 부품 공급 및 법적 의무에 따른 업데이트를 비교적 장기간 보장하는 경향이 있어 대조를 이룹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자동차 업데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 권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처럼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형 기기가 지원 종료되는 현상이 자동차 업계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비해 훨씬 고가이며 오랜 기간 소유하는 자산인 자동차의 특성상, 제조사의 일방적인 업데이트 중단은 심각한 중고차 가치 하락과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 규제 기관에서도 OTA 업데이트와 관련된 소비자 보호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종되었거나 연식이 오래된 테슬라 모델S와 모델X에 업데이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상은 하드웨어의 기술적 한계, 테슬라의 효율성 중심 비즈니스 전략, 그리고 신차 개발 집중이라는 복합적인 원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테슬라는 앞으로도 새로운 플랫폼과 최신 자율주행 기술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으며, 구형 차량에 대한 지원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SDV 시대가 완성차 시장에 던지는 깊은 과제이며, 소비자들이 차량을 선택할 때 단순한 초기 기능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소프트웨어 지원 정책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함을 시사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