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인 FSD(Full Self-Driving) 슈퍼바이즈드(Supervised) 버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운전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이 혁신적인 기술은 모빌리티 혁명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다양한 부작용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뜨겁게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과속' 문제입니다.
많은 FSD 이용자들이 제한속도보다 빠르게 주행하는 차량의 성향 때문에 불안감을 호소하거나 실제 단속 카메라에 적발되는 등의 피해를 겪고 있습니다. FSD는 기본적으로 내비게이션 데이터와 도로 표지판 인식(TSR) 기능을 활용해 제한속도를 파악하고 그에 맞춰 주행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실제 도로 환경에서는 제한속도가 급격히 바뀌거나, 주변 차량의 흐름에 맞춰 주행해야 하는 상황 등 변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FSD가 도로의 법규보다는 '흐름'이나 자체 알고리즘의 효율성에 치중하여 과속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FSD가 과속을 하는 이유는 소프트웨어의 설계 철학과 관련이 깊습니다. 테슬라는 FSD가 인간의 운전 습관을 학습(인공신경망 기반)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미국 등지에서는 고속도로나 흐름이 빠른 도로에서 주변 차량의 속도에 맞춰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한속도를 칼같이 지키다가 뒤따르는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추돌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도로 환경과 교통법규는 이와는 사뭇 다릅니다. 철저한 단속 카메라와 촘촘한 제한속도 구간 속에서 FSD의 이러한 '유연한' 속도 설정은 운전자에게 큰 스트레스와 범칙금 위험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과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테슬라 차량 설정에는 '주행 프로필(Driving Profiles)'이라는 기능이 존재합니다. 과거에는 '치ILL(차분함)', 'AVERAGE(보통)', 'ASSERTIVE(적극적/공격적)' 등으로 나뉘어 있던 이 설정은,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운전자가 차량의 가속 성향, 차선 변경 빈도, 그리고 전반적인 주행 속도 성향을 조절할 수 있도록 다변화되었습니다.
많은 운전자들은 FSD의 과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효약으로 가장 보수적인 주행 프로필, 즉 차분한(Chill) 모드로 변경할 것을 권장합니다. 프로필을 변경하면 차량의 가속 페달 응답성이 둔화되고, 앞차와의 간격을 더 넓게 유지하며, 무리한 차선 변경을 자제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주행 프로필을 바꾸는 것만으로 FSD 이용 중 발생하는 과속을 완벽하게 근절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부 효과는 있으나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다'라는 것이 전문가들과 베테랑 운전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주행 프로필을 가장 보수적인 단계로 설정하더라도, FSD는 기본적으로 도로의 '제한속도 오프셋(Speed Offset)' 설정을 따릅니다. 테슬라 설정 메뉴에는 제한속도 대비 몇 km/h까지 초과해서 달릴 것인지를 정하는 오프셋 기능이 존재합니다. 만약 운전자가 이 오프셋을 특정 값으로 설정해 두었다면, 아무리 주행 프로필을 차분하게 바꾼다 하더라도 차량은 설정된 오프셋 한계까지 속도를 높여 주행하려고 시도합니다.
즉, 주행 프로필은 급가속을 줄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유도하는 데는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법적 제한속도를 엄격하게 준수하도록 강제하는 스위치는 아닙니다. 'Chill' 모드에서도 내비게이션 상의 제한속도 변경 지점에 도달했을 때 차량이 서서히 감속하거나, 반대로 제한속도가 높아지는 구간에서 빠르게 가속하는 성향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프로필 변경만 믿고 운전자가 전방 주시나 속도계를 소홀히 했다가는 여전히 과속 단속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FSD를 안전하게 이용하면서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단순히 주행 프로필 하나만 바꾸는 것을 넘어, 종합적인 차량 설정과 운전자의 개입이 필수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 설정 메뉴를 세밀하게 만지는 것입니다. 차량 설정의 '오토파일럿' 또는 'FSD' 메뉴에서 제한속도 오프셋을 '퍼센트(%)' 방식이 아닌 '고정 속도(km/h)' 방식으로 변경하고, 이를 0 또는 법적 허용 오차 범위 내로 낮게 설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설정하면 FSD가 제한속도를 무리하게 초과하여 주행하려는 성향을 크게 억제할 수 있습니다.
FSD는 GPS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한속도를 인식합니다. 하지만 국내 도로는 공사 구간, 임시 제한속도, 어린이 보호구역 등 지도 데이터에 실시간으로 반영되지 않는 변수가 너무나 많습니다. 차량이 갑자기 속도를 줄이지 않거나 제한속도 이상으로 달릴 때는 십중팔구 지도 데이터의 오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때는 운전자가 스크롤 휠이나 브레이크를 통해 적극적으로 속도를 낮추어 주어야 합니다.
주행 프로필을 'Chill' 모드로 설정하는 것은 급격한 속도 변화를 막고 전력 효율을 높이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특히 정체 구간이나 도심지 주행에서는 프로필을 가장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에 진입했을 때 비로소 제한된 범위 내에서 프로필을 조정하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FSD 이용 중 과속 문제는 단순히 주행 프로필을 바꾸는 것만으로 완전히 해결되는 마법 같은 일은 아닙니다. 주행 프로필은 차량의 '성격'을 부드럽게 만들어 줄 뿐, 교통법규를 완벽히 이해하고 준수하는 지능형 운전자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FSD는 어디까지나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하는 '슈퍼바이즈드' 단계의 기술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국 과속을 막고 안전한 자율주행을 완성하는 열쇠는 운전자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철저한 오프셋 설정, 도로 상황에 맞는 프로필 변경, 그리고 무엇보다 시스템을 맹신하지 않고 언제든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는 안전 운전 의식이 결합될 때 비로소 테슬라 FSD의 진정한 가치를 안전하게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발맞추어 운전자의 올바른 사용법과 법규 준수 의식이 함께 성숙해져야 할 시점입니다.